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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에 소재한 오크벨리 갤러리 산(Museum SAN)을 다녀왔습니다 .

마침 광복절까지 이어진 연휴도 있고 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냈고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덥다는 올여름 폭서를 피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골프장과 스키장이 동시에 펼쳐진 오크벨리 리조트 속에 위치한 갤러리 산은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것만으로도 유명합니다. 그곳이 좋다는 이야기 덕분에 인터넷 서핑을 통해서 여러 차례 방문한 적이 있는지라 실제 모습이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아침 일찍 서둘러 출발해서 오전 10시경에 목적지에 당도했습니다.
사진으로는 옥외주차장이 있는 입구 광장이 넓은 장소일거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아담하고 자그마하게 느껴졌습니다. 서둘러 티켓을 매입하고 안으로 들어섰는데요.


설계자가 항상 그러했듯이, 그는 본관까지의 일반적 접근을 자신이 생각하는 공간 해석 방법대로 관람객이 느껴봐 주기를 바라는 것 같았습니다.
조그만 패랭이꽃이 흩뿌려져 있고, 키 큰 자작나무들이 시원시원하게 모여 있고요. 넓은 잔디광장에 조각 작품이 여기저기 알맞게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san.jpg



본관 가까이에서 설계자의 특기(?)라 할 수 있는 물의 정원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연못이 건물 주변을 따라서 형성되어 있어서 마치 건물이 물 위에 떠 있는 듯 한 착각이 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 물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길을 만들고, 그 중간 부분에 관람객을 맞이하는 모습의 아치형 조각품을 설치함으로서 진입 효과를 극대화시켰다고나 할까요?


본관은 전체적으로 일본풍이 느껴졌습니다. 물론 일본인이 설계했으니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겠지요.
건물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계속 봐도 질리지 않는 정갈한 느낌을 주고 있었습니다. 건물의 하부가 상부보다 다소 넓게 계획하고, 파주석을 사용한 넓은 외벽면이 건물 내부에까지 그대로 따라 들어온 것이 많아서 심정적 안정감을 유지시켜 주고 있었습니다.


san01.jpg


건물 내부는 삼각형, 사각형, 원형의 3개 공간을 상징적으로 사용하면서 생기는 공간을 자연스럽게 풀어놓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파주석과 노출콘크리트 그리고 큰 유리면이 빚어내는 공간들은 작품 관람에서 오는 지루함을 덜어주고 있었습니다. 제가 직업이 직업이어서인지 갤러리 작품보다는 건물 자체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었습니다.


본관을 지나서 형성된 스톤가든은 말 그대로 돌을 사용해서 만든 정원인데요. 9개의 돌무덤처럼 보이는 그 모습이 마치 신라 고분 같습니다. 둥그런 돌무덤은 그 자체의 모습보다는 서로 겹쳐져 보이는 모습이 더 예뻐 보였습니다.


스톤가든을 지나서 갤러리 산의 마지막 공간은 무척 생소하고 신기한 장소였습니다.
빛과 공간의 예술가라 불리는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의 특별 전시장인데요. 우리가 살면서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는 빛의 아름다움과 빛을 이용한 공간의 무한한 확장성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총 4개의 공간(Wedgework, Ganzfeld, Skyspace, Horizon Room)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공간마다 빛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빛이 투사되는 벽면을 보면, 그 속에 또 다른 벽이 또 있었고요. 안내자가 그 속으로 들어가 보라고 해서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실제 들어가 보니 당초 생각했던 벽은 없고, 내부에서는 원래 공간의 모습이 없어지기도 했습니다.
공간의 색채가 조금씩 달라지면서 공간 속 느낌도 계속 달라져 갔습니다. 타원으로 뚫린 천정을 응시하면서 변화무쌍한 하늘의 모습을 느끼고, 계단 위에 빛으로 형성된 벽면을 뚫고 넘어가서 자연의 모습에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이런 작업을 통해서 먹고 살 수 있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요.
빛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관람객에게 명상과 사색의 순간을 선물하고, 그 시간동안 빛으로의 여정을 경험하게 해 준 작가와 이를 실현시켜 준 분(?)에게 감사했습니다.


저는 겔러리 산을 보면서 건물의 정갈한 마감처리 수준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몇몇 공간을 위해서 일본인 작가가 일본 장인들을 데려다가 공사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방문한 그날 작품을 설명해 준 도슨트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건물의 설계기간은 5년, 그리고 공사 기간은 3년이 걸렸다고 하는데요(2013년 5월 개관). 공사를 진행해 가면서 일부를 건설하고, 그 결과를 검토해 보면서 공사를 진행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합니다. 물론 일본 장인 없이 우리네 힘만으로 건물을 완공했다고 하네요.


더욱 놀라운 것은 본관을 둘러싸고 있는 물에 깔려있는 검은 자갈들인데요.
이 자갈들의 유지관리를 위해서 직원들이 매주 휴관되는 월요일마다 자신의 담당구역을 설정하고 그 곳에 있는 자갈들을 닦아주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조금만 소홀히 하면, 자갈들에 이끼가 끼고 미끌미끌해질 텐데요. 그들의 미술관 유지를 위한 노력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유쾌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그 속에 자리 잡은 미술관은 제게 많은 이야기를 전해 주었습니다.
저도 그 이야기들을 가슴에 담고, 저만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서 노력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8월 22일(월)

(주)아키드림건축사사무소 건축가 송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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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s 송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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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약력:
1984    KAIST (한국과학기술원),  1991~1998   숭실대학교 건축과 설계담당,  1985~1989   한국환경 종합 건축사사무소,
1989~1999   (주)우진 종합 건축사무소 대표이사 ,   2007 ~   APEC ARCHITECT
2000 ~    건축사협회 정회원,  건축학회 정회원, 송파구 건축사협회 운영위원,  (주)아키드림 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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